윤미향 전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사와 분리하기 어렵다. 30년 가까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이끌었다는 공적이 있는 반면, 후원금 횡령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자신이 몸담았던 운동의 도덕성과 신뢰에 타격을 줬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윤 전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국 사회의 과거사 문제에서 국제적인 여성 인권 문제로 확장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특히 수요시위와 평화의 소녀상, 해외 증언 활동 등을 통해 위안부 피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일본의 전쟁 책임을 요구하는 활동을 국제사회와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정대협과 정의연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위안부 문제를 단순한 한일 간 역사 갈등을 넘어 전시 성폭력과 여성 인권 문제로 바라보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정의연과 전신 단체들의 활동이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인권침해 문제로 재인식하고 국제적인 여성인권운동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 전 의원 개인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러한 활동 경력은 가장 큰 ‘공’으로 꼽힌다. 위안부 문제를 장기간 사회 의제로 유지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데 투입한 시간과 활동 자체까지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대협 1세대 활동가들은 2022년 윤 전 의원 제명 논란 당시 그가 수십 년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 왔다며 공개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 역시 명확하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시민단체의 후원금과 기부금 관리였다. 대법원은 2024년 11월 윤 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은 약 7958만원의 후원금 횡령과 고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명목으로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한 돈과 관련된 일부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 비위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위안부 운동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 활동가들에 대한 높은 도덕적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런 점에서 핵심 활동가였던 윤 전 의원의 회계·후원금 문제가 형사사건으로 이어지고 유죄까지 확정된 것은 전체 운동의 신뢰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2020년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과 윤 전 의원의 활동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피해 당사자가 시민단체 운영과 수요시위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은 위안부 운동 내부에서도 피해자 중심주의가 충분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 진출 과정도 논쟁을 남겼다. 윤 전 의원은 2020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시민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인이 된 직후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후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임기를 마쳤고 대법원 확정 판결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뒤 나왔다. 결과적으로 시민운동과 정치 참여 사이의 경계와 시민단체 출신 정치인의 책임 문제도 사회적 논쟁거리로 남았다.
윤 전 의원은 이후 202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특별사면은 형 집행 등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확정된 유죄 판결 자체를 무죄로 바꾸는 재심 판결과는 성격이 다르다. 윤 전 의원 사면을 둘러싸고도 위안부 운동에 대한 과도한 정치적 공격을 바로잡는 조치라는 평가와 확정 판결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정치적 사면이라는 평가가 맞섰다.
결국 윤미향 전 의원의 공과는 한쪽만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그의 ‘공’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수십 년 동안 사회적 의제로 유지하고 국제적인 여성 인권 문제로 확장하는 과정에 깊숙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재와 증언을 세계에 알리는 시민운동의 성장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과’는 그 운동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던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데 있다. 피해자를 위한 후원금과 시민들의 기부금을 다루는 조직에서는 일반 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대법원에서 횡령 등 일부 혐의가 최종적으로 유죄로 인정됐다는 사실은 윤 전 의원 개인뿐 아니라 관련 시민운동 전체에 오랜 후유증을 남겼다.
따라서 윤미향을 평가하면서 위안부 운동 전체를 부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반대로 오랜 활동 경력을 이유로 확정된 사법적 책임까지 가볍게 보는 것도 균형 잡힌 평가라고 하기 어렵다.
윤미향의 역사는 한국 시민운동이 어떻게 국제적인 인권 의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인 동시에, 아무리 명분이 정당한 시민운동이라도 회계 투명성과 피해자 중심주의, 조직 운영의 책임성이 무너지면 운동 전체의 정당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교훈을 함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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