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미테구청이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에 대해 철거 명령을 내렸다. 소녀상 철거는 오는 31일까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3000유로(약 44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철거 명령이 내려진 이유로는 “일본과의 외교 갈등을 피하려는 외교적 이유”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의 철거 명령을 받은 사실을 9월 19일(현지 시각)에 공개하며, 미테구청 앞에서 약 150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어 소녀상 존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소녀상이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보편적 인권 문제를 상징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철거에 강하게 반대했다.
미테구청은 소녀상 철거 명령과 관련하여 “소녀상의 설치 연장이 독일의 외교적 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며 철거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특히, 베를린 상원과 독일 연방정부가 소녀상의 설치 연장에 대해 논의한 결과, “소녀상이 독일과 일본 간의 외교적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철거 결정의 주요 이유로 거론되었다.
베를린 미테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위안부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본다”며, 이 합의를 바탕으로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의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선언했으며, 이는 독일 연방정부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테구는 소녀상이 한일 갈등을 상징하는 조형물로서 독일 연방공화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베를린의 기억과 추모 문화를 고려할 때 소녀상을 영구적으로 존치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미테구청은 소녀상 설치 기한 연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소녀상의 비문을 수정해 보다 보편적인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녀상 문제는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소재로서 일반화될 수는 있지만, 이를 베를린 미테구에 영구적으로 설치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미테구청은 7월에도 소녀상을 현 공공부지가 아닌 사유지로 이전하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코리아협의회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과 가까이 위치해 있던 위안부 박물관과 멀어질 경우 교육적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며 사유지 이전 방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테구는 코리아협의회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특정 예술품을 공공장소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지난 5월, 일본 외무상 가미카와 요코와 회담하면서 “소녀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소녀상 철거에 대한 일본의 외교적 압력으로 해석되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소녀상의 존재를 꾸준히 반대해 왔으며, 외교적 경로를 통해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미테구는 이번 소녀상 철거 결정이 독일과 일본 간의 추가적인 외교적 갈등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독일 연방정부 역시 소녀상 설치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이 한일 간의 외교 문제를 넘어서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보편적인 인권 문제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해 왔다. 그들은 소녀상이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역사적 문제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테구는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녀상이 베를린의 공공장소에 영구적으로 설치될 명확한 이유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녀상 철거 결정은 한일 간의 역사적 갈등과 더불어 독일 내에서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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