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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결국 철거…韓 시민단체 “역사 지우기” 반발

독일 베를린 도심에 설치돼 있던 ‘평화의 소녀상’이 현지 법원 판결에 따라 철거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던 이 조형물이 사라지면서, 한·일 간 역사 인식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베를린 미테구청은 17일 오전(현지시간) 모아비트 지역 유니온광장 인근에 있던 평화의 소녀상을 경찰과 민간업체의 협조 아래 철거했다고 밝혔다. 구청 측은 “설치 허가 기간이 이미 만료됐으며 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조치를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고등행정법원이 한국 시민단체 코리아페어반트(Korea Verband)의 항고를 기각하면서 확정됐다. 법원은 “공공장소 내 임시 조형물 설치는 행정절차법상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며 구청의 판단을 지지했다.

소녀상은 2020년 9월, 한국 시민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설치했다. 전통 한복을 입은 소녀가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 일본 정부의 반발 속에서도 시민사회와 현지 여성단체의 지지로 유지돼 왔다.

코리아페어반트 측은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철거가 강행됐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단체는 “이 조형물은 단순한 역사 기념물이 아니라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존엄을 상징한다”며 “독일 사회가 역사 기억을 행정 절차로 지워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테구청은 “소녀상 철거는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행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조형물은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관 중이며, 대체 장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구청은 인근 유니온슈트라세 8번지 부지를 새 설치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설치 초기부터 철거를 요구해왔으며, 이번 결정에 대해 “현명한 판단”이라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한국 외교부는 “관련 단체와 협의하며 적절한 외교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철거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 나아가 역사 기억을 둘러싼 공공 예술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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