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이 최근 발표한 수필에서 ‘죽음의 가벼움’과 ‘의술의 한계’를 성찰했다. 그는 화장장에서 마주한 뼛가루의 모습과, 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삶은 무겁지만, 죽음은 가볍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훈은 80세를 앞둔 시점에서 주변 지인들의 부고를 자주 듣게 된다며 글을 시작한다. 화장장의 간소화된 절차, 기술의 진보, 그리고 차분히 진행되는 장례 풍경 속에서 그는 ‘죽음이란 결국 뼛가루 한 되 반’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죽음은 날이 저물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가볍게 죽기 위해서는 미리 정리하고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언의 예를 들며, 퇴계 이황의 시문, 자신의 부친, 시인 김용택 부친의 사례를 비교했다. 특히 김용택 부친이 임종 직전 “어머니가 고생했으니 연탄보일러를 놓아드리라”고 한 말이 가장 현실적이고 품위 있는 유언이라 평가했다. “죽음을 별것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당면한 삶의 문제를 인식한 내공”이라고 해석했다.
의술에 대해서도 그는 “죽음을 이기려는 의술은 백전백패”라며, “모든 생명을 붙잡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산 사람이 품위 있게 떠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훈은 글 말미에 “죽음은 싸워서 이기는 대상이 아니라, 쓰다듬어 맞이해야 한다”며 “죽음의 가벼움이 오히려 삶의 무거움을 버티게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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