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ost

재외국민 뉴스채널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54541

Advertisement

‘먹방 세계화’의 어두운 이면

전 세계를 휩쓴 한국발 먹방 콘텐츠가 인기를 넘어 건강·윤리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 유튜버 판샤오팅이 10시간 넘게 생방송 먹방을 하던 중 사망하면서, 먹방의 위험성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판샤오팅은 초콜릿 케이크와 치킨 핑거, 해산물 등을 끊임없이 먹어 위가 파열된 채 숨졌다. 부검 결과, 위는 심각하게 변형돼 있었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먹방 유튜버들의 건강 이상이나 사망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의 테일러 르준과 브리트니 사우어는 각각 심장마비,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최근 튀르키예 먹방 스트리머 에페칸 쿨투르도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먹방은 한국에서 시작된 콘텐츠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혼밥’과 ‘가상 식사 동반자’에 대한 수요 속에서 특히 1인 가구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과정에서 먹방은 부업 이상의 수입원으로 자리잡으며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몰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젊은 인플루언서들이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으며 돈을 벌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먹방이 자해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도 비만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기기를 착용한 채 방송에 출연했으며, 하루 1만 칼로리를 섭취하기도 했다.

한편 먹방을 접은 이들도 있다. LA 출신 트리샤 페이타스는 하루 세 번씩 먹방을 찍으며 우울증과 체중 증가에 시달리다 결국 은퇴했다. 그는 “먹방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해로운 직업이었다”며 “돈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문제는 먹방이 단순한 성인 콘텐츠를 넘어 어린이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태국, 인도 등에서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먹방에 나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영상들이 어린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양사 애슐링 피곳은 “어린이 먹방은 정서적 식습관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며 “음식을 소비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호주 등 전문가들은 먹방 콘텐츠가 어린이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도 먹방 규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먹방 촬영 및 게시를 금지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며, 필리핀 역시 먹방 금지를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규제만으로는 먹방 열풍을 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 대리만족과 과시욕, 수익의 유혹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콘텐츠로서의 먹방은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그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댓글 남기기

Korean Post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