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석 달여 앞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행보가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윤석열 사단’의 막내 검사로 불리며 실세 금감원장으로 평가받던 이 원장이 최근 여권과 각을 세우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사실상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 향배에 대한 발언을 이어오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탄핵이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경제에 낫다”고 발언했고, 윤 대통령 측이 반대했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공식 인정하고, 야당 주도의 상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등 여권과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행보를 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검사 때 습관이 나오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은 “금감원장은 직접 핸들링한 라인이 아니다”라며 견제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의견을 내는 것이 월권이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며 반박했다.
일부 보수 유튜브 채널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이 원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비슷한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배신설’과 함께 ‘정치 입문설’이 제기되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 번복, 한국경제인협회에 토론 제안, 지방은행 본점 순회 계획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언급된다.
반면 윤 대통령 측과 가까운 인사들은 정치 진입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한 전직 검사는 “정치 입문설이 없지 않지만, 이 원장이 선출직보다는 법률수석, OECD 대사와 같은 임명직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한동훈과의 연대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또 다른 시선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이 원장이 스스로 레임덕을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이미 교체 가능성이 있었으나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황 속에서 수혜를 입었다”며 “임기 말 그립감을 놓지 않기 위한 의도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복현 원장은 3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경영평가등급, 홈플러스 사태, 상법 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가졌다. 그는 이날도 상법 개정안 관련 여권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며 스피커로서의 역할을 이어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원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배신자’ 혹은 ‘정치 신인’이라는 시선 사이에서, 그의 마지막 선택이 어떤 그림을 그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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