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미국을 갈취하기 위해 형성된 조직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유럽산 자동차를 포함한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집권 2기 첫 각료회의에서 EU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며 “매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25%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것에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EU산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는 미국산 승용차에 1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관세’라고 주장하는 부가가치세는 유럽에서 최소 17.5%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캐나다와는 다른 경우”라며 “유럽은 정말로 미국을 이용해왔다.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3천억 달러(실제 2023년 기준 2천356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있다”며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경제·안보를 지원하며 통합을 지지해온 기존 정책과는 대조되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미국에 불리한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그는 집권 1기 당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지지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은 유럽 몫…나토 가입은 잊어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이 그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이 문제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영국과 프랑스가 자발적으로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체결이 임박한 희토류 등 광물 관련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종의 자동적 안전보장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거기에 있는 동안 아무도 우리 국민들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그것은 잊어버리면 된다”고 일축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의 침공을 유발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4월 2일부터 부과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재 유예 중인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달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 및 마약 단속을 위한 국경 안보 조치를 강화하는 조건으로 1개월 유예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대해 추가적인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만 문제에 “코멘트 안 해”…전략적 모호성 유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는 것을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절대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방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는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대만 방어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우리는 중국이 미국에 투자하길 원하며, 우리도 중국에 투자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우리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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