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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 ASML도 직격탄…채용 규모 대폭 축소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업황 악화로 위기를 겪으며 산업 전반에 걸친 불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에서도 반도체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채용 근무지 축소…삼성 협력 사무소 채용 제외

17일 업계에 따르면 ASML코리아는 지난달 ‘2024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모집 직군은 고객지원 엔지니어, 기술지원 엔지니어, 현장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등 세 개 분야다. 하지만 이번 채용에서 신입사원의 근무지는 기존 4곳에서 2곳으로 축소됐다.

ASML코리아는 그동안 화성, 평택, 이천, 청주 등 국내 4개 사무소를 운영하며 인력을 채용해왔지만,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위치한 이천과 청주에서만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화성과 평택 사무소는 이번 채용에서 제외됐다.

또한, 기존 채용 공고에서 두 자릿수 인원을 모집하던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채용 인원을 명시하지 않았다. ASML은 2022년 향후 10년간 14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이번 채용 규모 축소는 업황 악화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장비 수요 감소 직격탄

ASML의 채용 축소는 실적 부진과 더딘 업황 회복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AI 기반 반도체 수요가 탄탄한 반면, 레거시(구공정) 메모리 및 파운드리 부문은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장비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한 것이 ASML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AI 수요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 모바일,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은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 같은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며, 고객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일부 주문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됐다며, 단기 투자 계획을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적 전망 하향…시장 기대치 절반 수준

ASML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2025년 매출 전망치를 300억유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300억~400억 유로) 대비 상단이 축소된 것이다. 또한, ASML의 3분기 장비 예약 매출은 26억3300만 유로에 그쳐, 전 분기 대비 52.7% 감소했다. 이 중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주는 약 14억 유로로, 시장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ASML의 실적 부진과 채용 축소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장비업체들의 실적과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의 이번 채용 축소는 반도체 업계의 혹한기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반도체 업황이 언제 회복될지에 따라 향후 채용과 투자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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