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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브랜드인데 맛은 왜 다를까…한국과 일본 글로벌 커피 체인의 ‘배전 차이’

한국과 일본에서 같은 글로벌 커피 체인의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한국 커피는 상대적으로 쓴맛과 묵직한 향이 강하고, 일본 커피는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한국용 원두와 일본용 원두의 배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타벅스 등 주요 글로벌 체인은 핵심 블렌드와 품질 기준을 세계적으로 관리한다. 스타벅스의 에스프레소 로스트처럼 여러 국가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원두도 있다. 각 회사는 원두의 산지와 수분 함량, 가공법에 따라 로스팅 시간과 온도를 조정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국가별 배전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실제 맛의 차이는 배전뿐 아니라 원두 구성과 추출 방식, 물, 매장 장비, 보관 기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같은 배전 원두라도 분쇄도가 가늘거나 추출 시간이 길면 쓴맛과 떫은맛이 강해진다. 반대로 물의 양이 많거나 추출 시간이 짧으면 상대적으로 연하고 산뜻하게 느껴진다.

한국 시장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커피 전문점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얼음이 녹고 물이 더해져도 커피 맛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체인점들은 초콜릿·견과류 계열의 향과 쓴맛, 묵직한 질감이 살아 있는 원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우유와 시럽을 넣은 대용량 음료에서도 커피 향이 묻히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중강배전 이상의 원두가 널리 사용되는 배경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시장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특히 저가 커피 체인의 확산과 대용량 아이스 아메리카노 경쟁은 짧은 시간에 강한 맛을 안정적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중심의 시장을 키웠다.

일본은 커피 소비 방식이 보다 분산돼 있다. 에스프레소 음료뿐 아니라 핸드드립, 사이폰 커피, 캔커피, 편의점 커피, 가정용 레귤러커피가 함께 시장을 형성한다. 전일본커피협회가 집계한 2025년 일본의 커피 소비량은 39만7272톤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다방인 ‘기삿텐’에서는 깊게 볶은 원두를 천천히 추출하는 방식이 오랫동안 사용됐다. 따라서 “한국은 강배전, 일본은 약배전”이라는 구분도 정확하지 않다. 일본에는 쓴맛과 농도를 강조하는 강배전 문화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다만 최근 일본의 글로벌 체인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산미와 원산지 고유의 향을 살린 약배전·중배전 제품도 확대되고 있다. 한 잔의 양이 한국의 대용량 커피보다 작고 뜨거운 드립커피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섬세한 향과 깔끔한 뒷맛을 강조하기 쉽다.

물의 차이도 무시하기 어렵다. 커피는 대부분이 물로 구성돼 있어 미네랄 함량과 경도에 따라 산미와 쓴맛, 향의 표현이 달라진다. 글로벌 체인들은 정수 설비를 사용하지만 지역별 원수와 설비 관리 상태까지 완전히 같게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글로벌 커피 체인에서 나타나는 맛의 차이는 배전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의 대용량 아이스 아메리카노 문화와 일본의 드립·다방·캔커피 문화가 각국의 메뉴 구성과 원두 선택, 추출 기준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같은 상표를 달고 있어도 현지 소비자가 가장 자주 마시는 방식에 맞춰 한 잔의 맛이 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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