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포스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경기 아 54541

Advertisement

광복절에 ‘멸공’ 티셔츠까지…부산 멸공버스 홍보물, 누가 만들었나 논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이른바 ‘부산 멸공버스’ 참가자 모집이 진행되는 가운데 ‘부산 멸공 버스’라는 문구가 새겨진 단체 티셔츠 이미지가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집회·모임 안내 사이트에는 ‘8·15 광복절 올공데이! 부산 멸공 버스’라는 행사가 게시돼 있다. 행사 안내에 따르면 부산지역 참가자들이 버스를 이용해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온라인 SNS에도 부산 멸공버스 측이 15일 버스 2대를 이용해 올림픽공원으로 향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홍보 글이 올라와 있다.

공개된 티셔츠는 흰색 바탕에 붉은색 원형 문양을 크게 배치하고 아래에 검은색으로 ‘부산 멸공 버스’라는 문구를 넣었다. 붉은 문양 일부가 부서지거나 흩어지는 듯한 형태로 표현돼 정치적 메시지를 강하게 강조한 디자인으로 읽힌다.

문제는 행사가 열리는 날이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8월 15일 광복절이라는 점이다. 광복절은 특정 정치세력의 이념을 강조하는 날이 아니라 독립과 해방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국가기념일이다. 이런 날에 냉전시대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멸공’을 전면에 내세운 단체복까지 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멸공’은 문자 그대로 공산주의를 없앤다는 의미로 한국 현대사에서 반공 정치와 군사정권 시기를 거치며 광범위하게 사용된 표현이다. 개인이나 단체가 정치적 구호를 사용할 자유는 있지만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를 특정 정치적·이념적 운동과 결합시키는 데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올공데이’는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정치 집회와 연결된 표현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7월 17일 제헌절 올림픽공원 집회를 ‘올공데이’라고 표현했으며 이후 관련 집회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뉴시스)

이번 부산 멸공버스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8월 15일 올림픽공원 집회 참가자를 부산에서 수송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행사 안내만으로는 문제의 티셔츠 도안을 정확히 누가 제작했는지, 제작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부산 멸공버스’가 별도의 법인이나 공식 단체인지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작자를 특정해 비판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광복 81주년을 맞는 국가기념일에 ‘멸공’을 전면에 내건 복장과 정치 구호가 등장하는 상황은 광복절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분화됐는지를 보여준다.

광복절의 중심에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일제 식민지배로부터의 해방이 있다. 진영을 막론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내세우더라도 최소한 그 역사적 의미가 정치 구호에 가려지는 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댓글 남기기

코리안 포스트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