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하얼빈 의거 직후 안중근 의사를 최초로 심문했던 일본 외교관 오노 모리에의 친필 회고록이 경매에 출품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옥션은 1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제181회 미술품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와 하얼빈 의거와 관련된 자료 일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매의 추정가는 약 10억 원이다.
출품된 자료는 오노 모리에의 친필 회고록 14장, 하얼빈 의거와 관련된 인화사진 7점, 그리고 유리건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회고록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의거를 실행한 날부터 일본 영사관으로 인도된 뒤 공식 심문이 시작된 10월 30일 사이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는 그간 학계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사흘간의 행적을 밝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회고록에 따르면, 오노 모리에는 안중근 의사에게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동기를 묻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안 의사는 “한국을 망친 역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단지동맹(斷指同盟)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약지 절단 이유를 사냥 중 발생한 실수로 설명하며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한 허위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이번 자료는 일본에서 발굴되어 한국으로 환수된 역사적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조명할 추가적인 자료 발굴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고가에 낙찰된 사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작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가 19억 5,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자료들은 12월 7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관람은 무료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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