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시행 두 달이 지났지만 서울 주택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거래량은 급감했으나 한강벨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고,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위축되며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졌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10월 1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7482건을 분석한 결과, 한강 인접 핵심 지역의 절반 이상이 이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는 거래의 61%가 신고가였고, 용산구 59%, 강남구 58%로 뒤를 이었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송파구 역시 전체의 51%가 신고가였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낮췄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한 고자산가의 수요에는 큰 제약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며 핵심지 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됐다.
반면 외곽 지역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금천구는 신고가 거래가 5건에 그쳤고, 도봉구와 노원구도 각각 3%, 2% 수준에 머물렀다. 강북구는 10월 이후 신고가 거래가 거의 없었다. 규제의 충격이 핵심지가 아닌 외곽에 더 크게 작용한 셈이다.
가격 지표에서도 격차는 분명했다. 12월 초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대책 직전보다 1.66% 상승했다. 송파구는 3.62%, 성동구 3.32%, 동작구 3.04%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강북·중랑·도봉·금천·노원구 등은 1%에도 못 미치는 상승률에 그쳤다.
주택시장 양극화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 5분위 배율은 12.7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격차가 그만큼 벌어졌다는 의미다.
청약시장 역시 현금 보유 여부에 따라 접근성이 갈렸다. 고가 주택의 대출 한도가 대폭 줄면서 수십억 원의 현금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수요자만 청약에 나설 수 있는 구조가 됐다. 그 결과 서울 지역 30대 이하 청약 당첨자 비율은 9월 대비 10월에 크게 하락했다.
전월세 시장으로의 파급도 가시화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 부담은 커졌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평균 월세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통령실은 정책적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집값 상승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정부 내부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단계적 해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공식적으로 해제 논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지방선거 전 일부 지역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 기조가 이어질 경우 핵심지는 신고가 경신이 지속되고, 외곽은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되풀이될 경우 과거와 같은 부작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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