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랜드 한인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감은 어떠신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제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최연소로 30대라 들었는데 한인회장을 수락하시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대학 시절 인랜드한인회에서 주니어 이사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치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얼마나 다른지를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정치 문화는 일반적으로 ‘Top-Down’ 방식입니다. 권력과 자원이 위에서 결정되고, 시민들은 이를 지지하거나 수용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미국 정치 시스템은 ‘Bottom-Up’ 방식에 가깝습니다. 특정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이들이 지도자를 세우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최근 미국 정치도 중국의 영향 등으로 인해 다소 변질된 면이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 힘의 상당 부분은 국민의 자발적인 지지에서 비롯됩니다.
문제는 한국 정부, 한국 기업, 그리고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여전히 미국 정치를 한국식 ‘Top-Down’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한인사회는 미국의 지역사회나 주류 사회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필요한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저는 한인사회가 단순히 성장하는 것을 넘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이 인랜드한인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회장직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언제 오게 되었고 무슨 일을 하고 계십니까?
제 본업은 부동산업이지만, 최근에는 몇몇 요식업체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소규모이긴 하지만 투자와 무역 분야에서도 일하고 있습니다.
-인랜드 한인회가 미주교민사회에서 자랑할만한 행사라던가 의미 있는 기억은 무엇입니까?
인랜드 지역은 도산 안창호 선생님께서 미국 내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를 세운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대 인랜드한인회장님들과 많은 한인분들, 그리고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 덕분에 뮤지컬 도산이 탄생하고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 공연이 인랜드 지역에서 직접 개최되지는 않지만, 우리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 도산은 가장 뜻깊은 행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저희 인랜드 지역에서도 한인 문화를 알리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를 직접 개최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그리고 따뜻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한인사회에서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해 오셨습니까? 활동을 통해 2세들이 한인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 주류 사회 속에서 한인 사회의 역량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물론 일부 한인 2세 분들께서 미국에서 성공을 이루신 사례도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한인 사회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완전히 깨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성공한 개인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한인 커뮤니티의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대계, 인도계, 베트남계, 이탈리아계 등은 1세대와 2세대가 서로의 성공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체계적인 공동체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적이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한인 사회도 이제는 개별적인 성공을 넘어서, 세대 간 연대와 공동체 기반을 통해 주류 사회에서의 지속적인 역할과 기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사회의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인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주류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가치, 지식, 자본과 같은 자원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이는 미국 사회 및 지역 커뮤니티에서 한인들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둘째, 치안, 교육, 문화, 정치, 의료 등 주요 분야에서 한인들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과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한 참여를 넘어, 책임을 지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합니다.
셋째, 커뮤니티 내에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섬김만 받으려는 태도로 열매만을 따먹으려는 행태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부 자율 규율, 즉 공동체 법규 및 치리(治理)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커뮤니티의 신뢰를 지키고, 건강한 자정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갖추어질 때, 한인 커뮤니티는 더욱 강건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정부의 이민정책이 시행 됨으로써 불법이민자의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는 히스패닉 계통의 노동자의 공급으로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한인들이 많은 피해를입고 있는 실정인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또한 이런 사태로 비지니스에 타격을 받고 있는 한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 역시 미국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업가의 입장에서, 최근 발생한 사안들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을 용인하거나, 불법적인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다양한 이민자들이 정착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미국 사회에 기여해 왔기에 오늘날의 미국이 존재할 수 있었고, 한인 커뮤니티 또한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단기적인 피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때로 고통과 손해를 감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실제로, 남미 출신 이민자들 중에는 자국의 열악한 경제 상황이나 교육의 부족으로 인해, 미국에 합법적으로 이민 오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경로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저희 한인 사업체에 취업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는 그들을 합법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제도적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불법으로 입국했더라도 미국 내에서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지역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았으며,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세금을 납부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조건 하에 미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감시 가능한 임시 비자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 성실히 근무하고 사회에 공헌한 이민자에게는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의 기회를 부여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한인 사회가 제안하고 주도할 수 있는 하나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제안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즉각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단기적인 위기에만 집중해 임시방편을 반복한다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다시 똑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한인 사회가 미국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제안하고 실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인랜드 한인회장으로서의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 해 주시겠습니까?
인랜드한인회는 다른 지역의 한인회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정체성과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랜드한인회의 설립 목적은 단순한 지역 커뮤니티 운영을 넘어,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것에 있습니다.
도산 선생님께서는 인랜드 지역을 기반으로 한인사회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족의 번영을 도모하셨습니다. 그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저 역시 그 뜻을 이어받아 보다 넓은 국제적 역할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미국, 이스라엘, 일본 간의 가치 동맹, 경제 협력, 문화 교류, 군사적 연대를 실현하는 데 있어, 인랜드한인회가 민간 외교 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 네 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미국 사회에 진출하는 첫 관문으로 인랜드 지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인랜드한인회는 과거의 역사적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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