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기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 산하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해체하고, 2022년 GS그룹과 공동 인수한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청산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 진출 3년 만의 결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EV충전사업은 지난해 11월 BS사업본부 해체와 함께 신설된 ES사업본부로 편입되며 사업 구조조정 검토 대상에 올랐고, 매각 가능성도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 철수가 확정됐다.
LG전자는 2022년 중소기업 스필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인수하며 본격 진출한 바 있다. 당시 충전기 사업을 1조원 이상으로 육성하고 미국 텍사스주에 연간 1만2000대 생산 규모의 거점을 구축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기차 보급 정책 축소, 미국 내 보조금 지원 중단 등 악재가 겹치며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106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년 연속 적자로 감사의견 거절까지 받았다.
공동 투자자인 GS그룹도 하이비차저의 지분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하며 청산을 예고했다. 다만 충전기 제조사업에서는 철수하되, GS차지비를 중심으로 한 충전 인프라 사업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기 제조업은 단가를 낮추기 위한 대량 생산 체제가 필수인데, 이미 미국·유럽·중국 중심의 과당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태”라며 “LG전자가 이 시장에 추가 투자하는 대신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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