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과 웹툰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창작하는 작가들의 현실은 고단하기 그지없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등장 이후 콘텐츠 시장의 지형이 급변하면서, 일부 작가들은 생계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웹소설 작가 김효진 씨는 4월 15일 공개된 기고문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생활고와 과노동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웹소설 집필과 웹툰 각색, 노동조합 활동까지 병행하는 김 씨는 “카메라에 잡히는 작업 공간만 보면 멋있어 보이지만, 현실은 고양이 털이 잔뜩 붙은 옷을 입고 새벽까지 마감을 쫓는 일상”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AI가 만들어낸 텍스트와 시나리오가 콘텐츠 시장을 채우는 현실 속에서 작가의 노동 가치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품 수입은 불안정하고, 원고 정산은 수개월 뒤에야 이뤄진다. 실제로 김 씨는 작품이 흥행하지 못한 탓에 수입이 뚝 끊기자 쿠팡 배달과 콜센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버텼다. 이 와중에도 마감을 지키려다 46시간을 연속으로 일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창작을 본업으로 삼았다는 선택이 가장 미련했다”며 주변에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채무를 조정받는 작가가 여러 명이라고 언급했다. AI 보조툴의 발달로 창작 노동의 가치가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저작권 침해나 불법 공유로 인한 피해도 겹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가혹한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든 아니든, 40시간씩 잠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최저임금조차 보장되지 않는 창작 환경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의 발달로 인해 창작자들은 기회뿐 아니라 위협도 마주하고 있다. 플랫폼과 제작사가 고료제를 회피하거나 휴재를 권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씨는 “시스템의 보호 없이 작가들이 스스로를 갈아 넣는 구조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누구든 노동자라면 인간적인 조건 아래 일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AI 기술이 창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실질적인 제도적 보호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 작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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