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의 대표 인사로 불리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중국산 시계 택갈이’ 혐의로 약식기소된 가운데,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804만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 회장이 창업한 제이에스티나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수입한 중국산 손목시계 약 12만 개의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를 아세톤으로 지운 뒤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됐다. 이 중 일부는 조달청에도 납품된 것으로 확인돼 판로지원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서울동부지검은 김 회장과 제이에스티나 임직원 5명을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현재 제이에스티나의 최대주주(21.69%)로,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33.34%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실질적 실세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의 중기중앙회장직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12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중앙회 임원직을 자동 상실하게 돼 있다. 형 확정 시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 역사상 유일하게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인물로, 막강한 내부 지지와 정치권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대통령’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도덕성과 대표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논란이 증폭되는 이유는 조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중기중앙회가 정치권과 정책 교류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에게 중소기업계 제언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중심 역할을 맡은 바 있다.
현재 중기중앙회는 소상공인연합회 등 13개 중기단체와 함께 ‘21대 대통령 후보에게 전하는 100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여야 후보들과의 정책 간담회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정치권과의 협력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김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큰 부담이다.
중소기업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도덕성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정치적 발언을 이어간다면 전체 신뢰에 흠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정책 공론화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중기중앙회 내부에서도 ‘대표성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과연 이 사안이 ‘처벌을 안 하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에 대한 답은 사법부의 최종 결론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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