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경기 침체로 인해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과 소상공인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금융공공기관의 대위변제액이 17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금융공공기관 13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16조3천142억원에 달했다. SGI서울보증보험의 하반기 수치를 포함하면 전체 대위변제액은 1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대위변제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상환하는 제도로, 대위변제액은 2019~2022년 5조원대 수준을 유지하다 2023년 13조7천742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가 증가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액이 가장 많았다. 이 기관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581억원에서 2023년 4조9천229억원으로 365.3% 급증했고, 2024년에도 6조940억원으로 23.8% 증가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채무 부담 증가도 대위변제 급증의 주요 원인이다.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3천830억원에서 2023년 2조2천873억원으로 65.4% 증가했고, 2024년에는 2조9천584억원으로 29.4% 늘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도 같은 기간 5천76억원에서 2조4천5억원으로 372.7% 급증했다.
반면, 금융공공기관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은 역대급 이익을 거둬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6조4천20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자 이익만 41조8천760억원에 달했다.
오기형 의원은 “2023년부터 대위변제 증가에 대한 경고가 있었지만 정부의 대응이 늦어졌다”며 “은행들이 수십조 원의 이자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위험 부담을 더 나누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민과 소상공인의 채무 부담 관련 지표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채무조정 신청자는 19만5천432명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말(12만8천754명)과 비교하면 51.8% 늘었다.
특히 연체가 우려되는 정상 채무자나 단기 연체자를 대상으로 한 ‘신속채무조정’ 신청자는 2020년 말 7천166명에서 지난해 5만527명으로 605.1% 증가했다.
정부는 자금난을 겪는 취약층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 서민금융 지원을 기존 계획보다 1조원 늘린 11조8천억원으로 확대하고, 불법사금융 예방 대출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이 실질적인 금융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