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OSAT(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가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내 제2공장 건설을 전면 보류했다.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평택 신공장, 착공 계획 보류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기존 본사 인근에 신설하려던 평택 제2공장의 착공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이미 2023년부터 공장 건설을 위한 기초 공사가 진행됐으며, 지난해 2,200억 원을 투자해 1만5,870㎡ 규모의 공장 및 클린룸을 우선적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모든 공사 및 설비 투자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말까지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재개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태”라며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부진, OSAT 업계 흔들어
두산테스나는 이미지센서(CIS),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메모리 컨트롤러 등 시스템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국내 주요 OSAT 업체다. 평택 신공장은 이러한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설계됐으며,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한 고객사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IT 시장 수요 위축, 최신 AP ‘엑시노스 2500’의 갤럭시 S24 시리즈 탑재 불발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OSAT 업계 전반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다.
실제로 두산테스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822억 원, 영업손실 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매출 950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역시 적자 지속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두산테스나는 당분간 신공장 투자 속도를 늦추고, 시황 및 삼성전자의 사업 전망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두산, 반도체 사업 강화 난항
두산그룹은 반도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지만, 최근 계획에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은 2022년 4월 OSAT 업체 테스나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 지분 38.7%를 4,600억 원에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3년에는 삼성전자의 디자인하우스 협력사인 세미파이브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두산테스나를 통해 이미지센서 후공정 전문업체 엔지온을 인수하고 흡수합병을 결정하는 등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 계획했던 세미파이브 인수는 시황 악화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이번 평택 신공장 건설 보류 역시 삼성전자의 부진과 OSAT 업계의 불확실성이 반도체 투자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두산테스나가 언제 다시 신공장 건설을 재개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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