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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량원펑, 엔비디아 아성 흔들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세계적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880조 원을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비용·고성능 AI 모델로 미국 프리미엄 시장을 무너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 회사를 창업한 량원펑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량원펑은 1985년생으로 중국 광둥성 출신이다.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청두의 저렴한 아파트를 얻어 금융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지 연구하다가, 2015년 대학 동기 2명과 함께 ‘퀀트’ 기법을 활용한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를 설립했다.

하이-플라이어는 딥시크의 모회사 겸 주요 투자자로, 한때 운용 자산이 100억 위안(약 1조 9,897억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량원펑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칩 규제를 부과하기 전인 2019년, 이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1만 개를 확보했다. 당시 주변 지인들은 억만장자의 기행쯤으로 여겼지만, 이 GPU를 토대로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할 기반을 마련했고 하이-플라이어를 통해 투자까지 진행했다.

량원펑의 한 사업 파트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는 형편없는 머리 스타일에 1만 개 칩으로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떠들던 공붓벌레 같은 인물이었다”며 “처음엔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3년, 량원펑은 첫 번째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 코더(DeepSeek Coder)’를 공개했다. 이듬해 5월에는 기술이 한층 진보된 ‘딥시크-V2’를 출시해 중국 내 AI 모델 시장에 가격 전쟁을 촉발했다. 이후 출시한 딥시크-V3와 딥시크-R1은 딥시크 이름을 글로벌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량원펑은 이들 모델이 미국 주요 기업들의 AI 모델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딥시크는 미국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만든 모델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 강력한 성능을 구현했다고 주장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회사 측은 딥시크-V3 개발 비용이 557만 6,000달러(약 78억 8,0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메타가 최신 모델 라마(Llama) 3를 엔비디아 ‘H100’ 칩으로 훈련할 때 발생한 비용의 10분의 1가량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딥시크가 공개한 금액은 저렴한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임대해 사용한 비용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은 제외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적은 자원으로 뛰어난 성능을 낸 점을 높이 평가하며, AI 개발 분야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량원펑은 지난해 7월 중국학술원 웹사이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당장의 수익 창출이 목표가 아니라 기술 최전선을 확장해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에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부족한 건 돈이 아니라 혁신을 함께 이끌 인재를 조직하는 능력과 자신감”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진정한 해자는 팀이 쌓아온 노하우와 혁신적인 문화에 있다”며 “오픈소스는 단순 상업적 행위를 넘어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환원은 영광이고,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동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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