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12·3 내란과 관련된 기록물의 폐기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생산된 공공기록물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국방부 등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폐기 금지 조치가 통보됐으며, 5년간 기록물 폐기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12월 10일 공수처의 요청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폐기 금지 내용은 1월 15일 자 관보에 공식 고시됐다. 그러나 내란 발생 후 약 40일 동안 주요 기록물의 폐기 및 은폐 시도가 이어지면서 이번 조치가 지나치게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문건 폐기 지시와 국방부, 경찰청의 주요 기록물 파쇄 사례는 내란 기록물 관리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가기록원은 그동안 기록물 폐기 의혹에 대해 ‘보존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기록물은 폐기 금지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미뤄왔다.
시민단체와 학계의 압박 끝에 이루어진 조치
이번 조치는 학계와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요구 끝에 이루어졌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긴급 기자회견과 청원을 통해 기록물 폐기 금지 조치를 촉구해왔다. 정보공개센터 조민지 사무국장은 “이제라도 주요 기관에 대한 폐기 금지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사라진 기록물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내란 관련 문서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부분의 기관이 ‘부존재’ 답변을 내놓거나 내란과 무관한 자료만을 제공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록물 보존 체계 강화 시급
조영삼 전 서울기록원장은 “폐기 금지 결정이 다행이긴 하지만 시점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라며 기록물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실 기록물의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며, 대통령 기록물의 분류 및 이동이 엄격히 금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폐기 금지 결정은 내란의 진상 규명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미 사라진 기록물에 대한 추적 및 관리 개선 없이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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