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김건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배경은 ‘인식’과 ‘공모’의 구분에 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시세조종 세력과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8일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에게 알선수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과 관련해 김건희가 시세조종 가능성을 인식했을 정황은 있다고 판단했다. 블랙펄인베스트 측과의 수익금 40% 약정이 통상적 수준을 넘고,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녹취를 우려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시세조종 세력 중 누구도 김건희에게 시세조종을 직접 알렸다는 진술이 없고, 김건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도 없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2011년 1월 블록딜 매각 과정에서 블랙펄 측이 김건희에게 사전 설명 없이 할인율을 정해 매각한 점을 들어 공모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범 관계였다면 약 2억5천만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하는 거래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일부 거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결론 내렸다.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영업 활동 차원에서 여러 인사에게 배포했을 뿐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그 대가로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약속 역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반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명품 수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건희가 통일교의 정부 차원 지원 요청이라는 청탁을 인식한 상태에서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교단의 현안 해결을 기대한 알선의 대가라는 점이 인정됐다.
이번 1심 판결로 김건희 관련 의혹 가운데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의혹은 법적 책임을 벗었으나,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은 실형 선고로 이어지며 정치적·사회적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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