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탕평 인사가 국민 눈높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이 대통령은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후보자 지명 이후 28일 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이혜훈 후보자 지명 철회를 전격 결정했다. 인사청문회 과정과 이후 형성된 국민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홍익표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사회 각계의 의견과 인사청문회 이후 국민적 평가를 면밀히 살핀 끝에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며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으로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겪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며 후보자의 해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문회 이후 의혹 해소는 이뤄지지 않았고, 여론의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지명 철회는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격적 결정이었다. 청문회 종료 후 이틀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여당 의견 수렴 역시 진행 중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국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명 철회 발표에 앞서 후보자에게 직접 결정 내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보좌진 갑질 의혹, 영종도 토지 투기 의혹, 서울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이 제기됐다. 특히 반포 아파트 이른바 로또 청약 의혹은 집값 상승으로 민감해진 부동산 여론과 맞물리며 파장이 컸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가족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해명했지만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도 제시했으나 정치적 부담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기획예산처의 초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통합·탕평 인사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권 내부에서는 보수 진영 출신 추가 영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새 후보자 지명에 대해 “가능한 한 신속히 진행하되, 보다 정밀한 검증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지명 철회로 이재명 정부의 인사 원칙과 기준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통합 인사의 방향성은 유지하되, 국민 눈높이를 충족하는 검증이 향후 인사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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