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자본은 정반대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최근 원화 약세가 심화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한국보다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하는 달러 자산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이 흐름을 더 가속했다는 점이다. 집권 직후 대규모 재정 집행에 나선 데 이어 내년에도 확장 재정을 이어가겠다고 하면서 통화 가치 하락 신호를 스스로 발신했다. 시장은 한국 돈의 가치가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 판단했고, 경제 주체들은 원화를 팔고 달러를 늘리기 시작했다. 환율 상승은 예견된 결과였다.
건설 산업 정책은 상황을 더욱 악화했다. 국내 경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건설업은 이미 자금난과 수요 위축으로 벼랑 끝에 서 있었지만,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행하며 비용 부담을 한층 키웠다. 안전 개선의 취지는 분명하지만, 산업 전반을 고려한 보완책 없이 처벌 규정만 강화한 결과, 건설 원가는 한꺼번에 치솟았다. 이는 분양가와 시세 상승을 자극하며 아파트 가격 폭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돌아왔다.
결국 돈을 풀어 환율을 끌어올리고, 규제로 건설비용을 밀어올려 주택 가격을 자극한 것은 정부 스스로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뒤늦게 환율을 잡겠다, 아파트 가격을 억제하겠다며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책 간 충돌과 시장 신호의 혼선 속에서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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