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외국어 표기 지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의 영문 표기를 ‘Hangang River’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 근거한 표기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언론과 학계, 관광 업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표기 지침, 왜 중요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르면, 자연 지명은 국문 명칭을 음역한 뒤 지형적 속성을 영어로 덧붙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한라산은 ‘Hallasan Mountain’, 설악산은 ‘Seoraksan Mountain’으로 표기된다. 문체부는 이러한 지침이 한국 고유 지명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외국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유 지명을 외국에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Han River’ 관행과의 충돌
하지만, 국내 주요 영문 언론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Han River’를 고수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Miracle on the Han)’처럼 이미 ‘Han River’가 고유 명사화된 경우가 많아, 새로운 표기법이 오히려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한 영문 언론 기자는 “정부의 표기법은 어법상 불필요한 중복 표현이 들어간다”며 “간결한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영문 신문 ‘코리아 중앙 데일리’의 짐 불리 에디터는 “‘Hangang River’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강강’이 된다”며 “현실에서 들어본 적 없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표기 지침 옹호하는 의견
반면, 관광 업계와 일부 학계에서는 정부의 표기법이 외국인의 이해를 돕는 데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직 관광 통역사는 “외국인에게 ‘Han River’라고 하면 한강이라는 느낌이 덜하다”며 “정부 지침을 따르는 것이 일관성 있는 홍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 통번역학 교수는 “표기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표기 지침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결론 없는 논쟁
‘Han River’와 ‘Hangang River’ 중 어떤 표기가 더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학계와 실무자들 간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만큼, 외국어 표기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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