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벨상 시즌에서 일본이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두 부문을 차지하며 ‘과학 강국’의 면모를 다시 드러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부터 8일까지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를 잇따라 발표했다.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을 규명한 미국과 일본의 면역학자 매리 블랑코(미국 시스템생물학연구소), 프레드 램스델(소노마바이오테라퓨틱스), 사카구치 시몬(오사카대 면역학프런티어연구센터 석좌교수)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이 자가면역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물리학상은 초전도체 회로에서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를 실험적으로 입증한 존 클라크, 미셸 드보레, 존 마티니스가 수상했다. 이들의 연구는 양자컴퓨터의 핵심 구성 요소인 ‘큐비트’ 구현의 기초가 됐다.
화학상은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된 새로운 다공성 물질, 이른바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를 창안한 기타가와 스스무(교토대), 리처드 롭슨(호주 멜버른대), 오마르 야기(미국 UC버클리대)에게 수여됐다. MOF는 작은 부피 안에 거대한 내부 표면적을 지녀 기체 저장, 촉매, 환경 정화 등 다양한 산업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노벨화학상 발표 다음날 교토대에서 기타가와 교수는 교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며 “기초과학의 힘이 언젠가 인류의 삶을 바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언론은 잇따른 수상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기타가와 교수의 수상 소식을 1면 톱에 올리고, 생리의학상 발표 때에 이어 다시 호외를 발행했다.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는 “조용히 연구에 몰두해온 학자들이 일본 과학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응원의 댓글이 잇따랐다.
올해 일본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노벨상 수상자를 두 부문 이상 배출하며 과학 연구의 저력을 입증했다. 과학기술진흥기구 관계자는 “정부의 장기적 기초연구 지원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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