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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PM2.5 대감축, ‘4년의 기적’과 그 이후의 숙제

2013년 중국의 대기질은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공업 벨트 전역이 델리·카이로·뭄바이를 압도할 정도로 악화돼 있었다. 베이징·톈진·싱타이·한단 등 북중국 도시군은 세계 최악의 오염지대로 꼽혔고, 공업화·난방·교통이 겹친 스모그는 국가적 위기였다. 그러나 2013년 대비 2017년 중국 주요 도시의 PM2.5 농도는 30~50% 가까이 떨어졌다. 시안, 청두, 우한, 광저우, 선전까지 동시에 개선 곡선을 그린 사실은, 개별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설계한 ‘시스템 개입’이 작동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당시 중국 정부는 석탄발전·제철·시멘트·코크스 설비를 대규모로 폐쇄하거나 통합하고, 북부 난방을 석탄 중심에서 가스·전기난방으로 바꾸는 구조적 전환을 감행했다. 자동차 배출 규제를 강화해 노후차량을 밀어내고, 전국 단위 실시간 대기 측정망을 구축했으며, PM2.5 감축 목표를 지방정부 인사와 예산 배분에 직접 연동했다. 이 일련의 패키지가 만들어낸 변화는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14억 인구의 기대수명을 끌어올린 공중보건 투자였고, 중국 산업 구조와 장기 성장 전략을 다시 그리는 인프라 개혁의 성격을 지녔다.

하지만 이 반전이 곧바로 ‘완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도시들의 PM2.5 농도는 여전히 WHO 권고치의 몇 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북중국의 개선이 서부·남부 지역, 더 나아가 일대일로 주변국으로 오염을 이전시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둔화 시기마다 지방정부가 규제 완화를 시도하는 경향은 지속되고 있고, 성과주의 체계는 수치를 낮추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집행의 형식화, 데이터 조작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효과적인 기계장치를 갖췄지만 그 장치를 지속적으로 작동시키는 정치·사회적 동력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한국이 여기서 참고해야 할 지점은 외교적 감정 논쟁이 아니다. 정량 목표 설정, 에너지·산업·교통·도시계획의 통합 설계, 대기질 데이터의 전면 공개, 공무원·기업·시민을 동일한 지표로 묶어내는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다. 공해 감축을 실질적 국가 시스템 설계의 문제로 다룬 중국 사례는, 한국이 미세먼지 관리 체계를 재편하는 데 필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중국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강력한 감축 메커니즘을 탄소중립 전략, 산업 고도화, 지역 불평등 해소와 정합적으로 연결해 ‘캠페인식 환경 통제’에서 ‘지속 가능한 청정 성장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지다. 각 도시의 개선 그래프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환경 규제를 비용이 아닌 미래 성장의 자산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한 국가의 실험 기록이다. 동아시아 전체가 언젠가 맞닥뜨릴 시험 문제를 중국이 먼저 풀어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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