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중국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규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예외 적용됐던 포괄허가가 철회되면서 두 기업의 중국 사업은 내년부터 사실상 정상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중국 다롄의 인텔반도체 유한공사(현 SK하이닉스 소유),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오는 9월 2일 관보에 정식 게재되며 120일 뒤인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그동안 삼성과 SK는 별도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장비 건별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결정은 이미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통해 예고된 바 있다. 당시 제프리 케슬러 미 상무부 차관은 삼성과 SK, 그리고 대만 TSMC에 중국 공장으로의 장비 반출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직접 통보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미·중 패권 경쟁을 의식해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1~2세대 뒤처진 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로 내년부터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직접적인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도 한국 기업을 통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을 깔아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치는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나흘 만에 발표돼,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동시에 한국의 ‘안미경중’ 전략을 압박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은 이번 조치로 연간 천여 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국 기업의 중국 생산시설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장비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향후 한미 간 협상을 통해 시행 시점 조정이나 일부 유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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