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월 20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하면서 박물관 내부와 문화재 전문가 사이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첫째, 임명 배경이 전문성보다 정치적 코드와 대중적 인기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유홍준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작가이자 전 문화재청장이지만, 박물관 운영과 전시 기획 분야에서 쌓은 실무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둘째, ‘답사기’ 시리즈의 학술적 깊이가 얕고 애국주의적 관점에 편향됐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일부 연구자는 해당 저작물이 다른 전문가들의 구전을 재가공한 데 그치며, 후배 연구 성과를 충분히 인용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셋째, 현장 큐레이터와의 소통 구조 미비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주요 박물관에서는 학예사(큐레이터)가 전시 기획을 담당하지만, 정작 관람객과의 책임 있는 대화에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비고용 해설사인 도슨트는 친숙한 안내로 호응을 얻지만 전문 해설과 비평 능력은 한계가 뚜렷하다.
또한 해외 주요 박물관장 임명 과정과 달리, 국내에서는 임명 절차와 평가 기준이 공개되지 않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문가 검증과 공청회 없이 결정된 것이 조직 내부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박물관장은 단순 홍보인이 아니라 문화재 연구·보존·교육을 총괄하는 자리”라며 “대중적 글쓰기 능력만으로는 기관 운영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한 검증 절차와 학계 의견 수렴을 통해 전문성과 대중 소통 능력을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홍준 관장은 취임식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하고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으나, 내부 반발을 수습하고 전문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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