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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아열대화 가속…파랑돔 이어 청색꽃게까지 출현

서귀포시 보목동 바다에서 파란빛을 내는 물고기들이 바닷속을 가득 메우고 있다. 마치 열대 바다를 연상케 하는 이 물고기의 정체는 파랑돔이다.

파랑돔은 지난 2023년 해양수산부가 기후변화 생태계 지표종으로 지정한 어류로, 원래 우리나라 겨울의 찬 수온을 견디지 못하는 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제주 바다에선 뜰채로 뜨면 파랑돔만 가득할 정도로 개체수가 급증했다.

제주 연안뿐 아니라 온대 해역인 울릉도 인근에서도 파랑돔의 개체수가 지난 2015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허성표 교수는 “이제 파랑돔은 제주 전 해역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종이 됐다”며 “파랑돔의 개체 폭증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제주 성산읍 오조리 모래사장에선 파란빛의 몸통을 지닌 ‘청색꽃게’까지 출현했다. 타이완 꽃게라고도 불리는 이 꽃게는 주로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종으로, 제주 연안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종이다. 현지 해녀들도 최근에 처음 목격했다고 증언할 만큼 갑작스러운 등장이다.

정영숙 성산읍 오조리 해녀회장은 “이런 꽃게는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상승한 제주 연안의 해수온이 청색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제주 연안에서는 이 외에도 톱날꽃게와 열대지역에서 서식하는 닭새우 등 다양한 열대 및 아열대성 종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종들이 세대를 거칠수록 제주 바다에 완전히 정착하고 기존 종을 밀어내고 우점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허성표 교수는 “새로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개체들이 계속 태어나면서 기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로 제주 바다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와 대책 마련은 아직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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