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국제정치학자이자 ‘소프트파워(soft power)’ 개념의 창시자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지난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제러미 와인스타인 학장은 7일 교내 이메일을 통해 “나이 교수는 현대 국제관계 이론 형성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상가로서, 그의 부고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나이는 하버드대에서 1964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제정치 이론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로버트 케오하네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신자유주의 국제정치 이론을 공동으로 정립하며, 전통적인 군사적 힘 대신 문화·정치적 영향력을 강조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처음 제안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맡아 미국의 안보정책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했고,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도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며 학자이자 공직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나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며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립한 제도와 기관들을 파괴하는 무모한 행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대학을 상대로 벌이는 이른바 ‘문화전쟁’을 두고 “장기적으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전 주중 미국대사인 니콜라스 번스 하버드 교수는 “나이는 우리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멘토이자 거인이었다”며 고인의 학문적 업적과 인품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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