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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 관아 종, 일본 미술관에 보관 중…환수·복제 모두 ‘제자리’

조선시대 500년간 제주 백성들의 일상에 시간을 알렸던 제주목 관아의 종이 일제강점기 반출돼 현재 일본 도쿄의 네즈미술관에 보관 중인 사실이 알려졌지만, 반환은 물론 정밀 복제 요청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종의 존재는 2016년 고산문화재단과 동국대 문명대 교수 등의 현지 조사로 확인됐다. 이 종은 1690년 경남 고성 운흥사에서 주조돼 1850년 제주로 옮겨졌으며, 당시 장인식 제주목사가 거금 900냥을 들여 전남의 한 사찰에서 구입해 외대문 종루에 걸었다. 종은 쌍룡 모양의 고리 ‘용류’, 네 개의 연곽대, 그 안의 꽃봉오리 장식, 보살상, ‘주상전하수만세’ 문구 등으로 조형적·역사적 가치가 높다.

제주목 관아의 종은 1916년 일제에 의해 제주영 외대문이 철거되면서 함께 사라졌으며, 이후 일본에 반출됐다. 현재 유출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고, 약탈 또는 구매 여부조차 불명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반환 논의는 물론, 종의 정밀 복제마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고산문화재단은 2017년 ‘운흥사 범종 반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미술관 측에 복제 협조를 요청했으나, 네즈미술관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도 정밀 복제를 통한 원형 복원 계획을 세웠지만, 일본 측의 비협조로 실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철남 제주도의원은 “제주인의 정신이 깃든 유물이 일제의 침탈로 유출됐다면, 복제가 아니라 반환을 전제로 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유산본부 고종석 본부장은 “정확한 반출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법적 조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대한의 외교적·문화적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용역’을 의뢰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 종이 1437년부터 1847년까지 존치된 뒤 파손돼 대체종이 설치된 사실도 확인됐다. 탐라순력도와 임제의 기행문 등에서도 종의 존재와 역할은 명확히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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