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경영자’로 불려온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처음으로 공식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 포털사이트에 교체했다.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이미지 쇄신과 리더십 교체를 본격화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유경 회장의 인물사진이 약 10여년 만에 바뀌었다. 새 사진 속 정 회장은 흰색 이너에 짙은 네이비 재킷을 걸치고 은색 귀걸이를 착용한 모습이다. 특히 재킷의 카라 부분에 전통 한복 디테일이 반영돼 눈길을 끈다. 이는 신세계가 추진하는 ‘전통의 현대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이 공식 프로필을 촬영한 것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한 이후 29년 만이다. 이전까지는 공식행사에 참석했던 사진이나 사무실 배경의 이미지가 활용돼 왔다. 가장 최근까지 사용된 사진도 2016년 대구 신세계 그랜드오픈 당시 야외에서 촬영된 것으로, 정식 프로필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브랜딩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필 교체가 단순한 사진 변경이 아닌, 그룹 리더십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는 “한복 깃을 모티브로 한 자켓 디테일은 고급스러움과 한국적 미를 상징한다”며 “정 회장이 신세계의 문화적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색상 변화 역시 주목받고 있다. 박 대표는 “정 회장이 이전엔 블랙 계열의 의상을 주로 착용했다면 이번에는 네이비 톤으로 바뀌었다”며 “신뢰감과 내면의 강인함, 품격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진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프로필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점도 상징성이 있다. 모친의 리더십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 총괄회장은 1997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 이후 신세계를 국내 유통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리틀 이병철’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유경 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백화점 부문을 총괄하는 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을 분리해 각각 정유경, 정용진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은 백화점(신세계백화점), 패션·뷰티(신세계인터내셔날), 면세(신세계디에프), 리빙(신세계까사), 아울렛(신세계사이먼), 홈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관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프로필 변경의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사진을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고, 회장 승진 등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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