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연달아 외교무대에 얼굴을 드러내며 대권 잠룡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실질적인 정치 기반이나 당내 영향력 부족을 감추기 위한 ‘외교 치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지사는 12·3 내란 사태 이후 미국의 ‘민감국가’ 지정에 대응해 각국 정재계 인사 2500여 명에게 서한을 보내는 ‘편지 외교’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주요 도시의 주지사, 샌디에이고 시장, 게리 콘 IBM 부회장 등에게도 이 같은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서는 한미 협력 강화와 한국 경제의 신뢰 회복을 호소했다.
또 김 지사는 다보스포럼에 국내 정치인 중 유일하게 참석해 ‘Trust in Korea!’ 메시지를 강조하며 경제외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제전권대사 임명을 여야합의로 추진하자고 촉구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진다. 내치보다는 외치에 집중하는 모습이 오히려 국내 정치력 부재를 반증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국제무대에는 익숙하지만 정당 내 기반이 약한 김 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한 명분 쌓기에 ‘외교 성과’를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란 사태로 국가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에서 야권 유력 주자로서 국민과 야당의 통합을 이끌 전략적 메시지는 부족하고, 외국 인사 대상의 편지와 만남만 부각시키는 점은 현실 정치와 괴리되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기도 측은 김 지사가 미국과의 경제협력 유지,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중점을 두고 외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대권 잠룡으로서의 ‘외풍’ 의존이 오히려 그 한계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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