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재건축 매매 두드러져
정부와 서울시가 3월 19일 강남3구와 용산구 전역을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하자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막판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발표 직후부터 계약금 10%를 바로 송금하는 등 서둘러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매수자들이 속출했다.
정부가 밝힌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내 모든 아파트는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약 2200개 단지, 40만여 가구가 대상이다. 서울시가 2월 12일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허가를 해제한 지 불과 35일 만에 번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규제를 피하려면 23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구 단위 전체를 허가구역으로 묶은 첫 사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뒤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자 당국이 급히 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몸테크’ 수요가 몰린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재현되며 시장이 과열되자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꺼내 들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상가에서는 이날 공인중개사들이 사무실 문을 다시 열고 거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앞서 단속 여파로 문을 닫았던 중개업소들이 규제 재시행 발표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송파를 비롯한 강남권 전체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는 소식에 사무실 문을 열게 됐다”며 “이제 다시 단속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송파구 부동산시장은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를 팔고 재건축 단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로 달아올랐다. 잠실장미아파트 등 초역세권 및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 대한 선호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3월 4일 32억7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37억 원까지 제시했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준공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뿐 아니라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도 신고가가 이어졌다.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31억 원,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는 60억 원에 거래됐으며 이는 각각 이전 최고가를 수억 원 웃도는 수준이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얼죽재’(얼어 죽어도 재건축) 같은 현상은 미래 신축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올리면서 실거래에 앞서 매수자의 예금잔액증명서 등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렸다가 다시 묶이는 사이 신고가에 집을 판 사람만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규제를 피한 마포·성동·강동·동작·광진구 등으로 풍선효과가 번질 수 있다”며 “강남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어차피 규제는 계속될 테니 오히려 호재’라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조치를 “최근 20년간 최악의 부동산 규제”로 평가하며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규제와 무관하게 강남권 아파트값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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