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는 통상 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시장은 새로운 규칙에 적응해왔다. 그러나 현 부동산 시장은 규칙 자체가 바뀌었다기보다 외형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는 과거 문재인 정부를 떠올리게 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세금 대신 금융과 규제지역, 허가제를 중심으로 한 ‘측면 압박’이다.
시장에 전달된 메시지는 명확하다. 세금은 후순위로 미루고 거래를 조이겠다는 신호다. 공급 확대를 약속하지만 시차를 둔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가격 안정이 아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격은 버티고 거래만 줄어드는 비정상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대출 규제는 수요를 직접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6·27 대책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사실상 봉쇄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살 수는 있지만 살 수 없게 만드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확산됐다. 세금 부담 대신 금융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은 수요자의 선택지를 급격히 줄였다.
공급 정책 역시 시장 기대와 괴리가 있다. 9·7 대책은 대규모 착공 물량을 제시했지만 시장은 입주 시점을 요구한다. 착공과 입주 사이의 시간 격차는 정책 신뢰를 약화시킨다. 공급은 미래 변수지만 규제는 즉각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 시간차는 시장 왜곡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10·15 대책은 규제의 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됐다. 고가 주택 대출 한도 축소는 거래층을 급격히 줄였다. 결과적으로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의 반응 메커니즘과 맞물린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요는 비규제지역이나 상급지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간 격차는 확대된다. 실제로 2025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8%대를 기록했고, 강남·송파 등 선호 지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기보다 특정 지역으로 집중시키는 결과다.
향후 1년 시장은 거래 위축과 양극화 심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상급지는 거래가 줄어도 가격이 유지되고, 중저가 지역은 거래 감소가 곧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가격보다 거래 속도를 늦추며 시장의 유동성을 떨어뜨린다.
3년 뒤에는 공급 정책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오른다. 착공 계획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공급 부족 우려는 재점화될 수 있다. 정비사업 지연과 인허가 병목이 현실화되면 시장 불안은 확대된다. 동시에 대출 규제의 누적 효과는 실수요자의 피로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5년 뒤 시장의 평가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구조적 안정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공급이 현실화되고 규제가 완화되면 시장은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반대로 공급 지연과 규제 누적이 이어질 경우, 과거 정책 실패의 반복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 의도보다 부작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거래를 억누르는 정책은 가격 안정이라는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의 속도와 금융 접근성에 있다. 시장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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