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명태균 씨가 방산 대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와 현대로템과 긴밀히 소통한 정황이 확인됐다. 두 기업은 방위사업청 및 한국철도공사 발주 사업에서 7천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냈으며, 명 씨가 이 과정에 개입했는지가 핵심 의혹이다.
한화와 현대로템 측은 명 씨가 계약 성사에 도움을 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명 씨와 김영선 의원실 보좌진 간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VIP 관심사항’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다수 포함됐다.
명태균,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현대로템 대표와 만남 언급
뉴스타파는 명태균 씨가 2022년 10월 지인과 통화하며 방산 대기업 관계자와의 만남을 언급한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오늘 현대로템 사장하고 저녁 먹어요. 그다음에는 정의선 회장.”
검찰 수사기록 곳곳에는 한화와 현대로템이 등장한다. 앞서 뉴스타파는 방위사업청과 김영선 의원실이 긴밀히 소통하며, 한화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및 K21전투장갑차 구매 예산을 확보한 과정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했다.
현대로템 임원은 7,100억 원 규모의 신규 KTX 고속철 사업을 따낸 후 명 씨에게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해당 임원은 뉴스타파에 그런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현대로템 대표, 김영선 전 의원과의 관계만 언급
취재진은 방산 로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7일 통화에서 “김영선 의원님이 (신규 고속철 사업을) 도움 주셨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두 번째 통화에서 이 대표는 “김영선 의원이 창원 국가산단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우리 회사에도 (투자를) 요청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태균 씨와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피했다.
명태균, 현대로템 대표와의 만남 직접 언급
뉴스타파 취재 결과, 명태균 씨가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를 직접 만났을 가능성을 가리키는 녹음파일이 확인됐다.
“오늘 로템 서울 본사 대표이사하고 저녁을 먹어요. 창원 사장이 아니고. 그다음에 정의선 회장하고도 만나기로 돼 있어요. 창원에 현대를 끌고 올 거라. 그래서 공단을 만들어요. 지금 그거 기획하고 하느라 정신이 없어.”
명 씨는 이날 저녁 현대로템 대표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으며,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실제 만남이 성사됐다면, 방산 대기업이 왜 민간인 명태균 씨를 만났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현대로템 대표 연락 두절… 현대차 “현대로템에 문의하라”
뉴스타파는 이용배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해 명 씨와의 만남 여부 및 대화 내용을 확인하려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에도 정의선 회장의 명 씨와의 만남 여부를 질의했으나, “현대로템 측에 문의하라”는 짧은 답변만 받았다.
검찰 수사기록에는 명 씨가 한화 및 현대로템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명확히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명 씨와 김영선 의원실 보좌진 간 카카오톡 메시지, 명 씨의 육성파일이 공개된 만큼 VIP급 인사들의 개입 여부와 기업 로비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업에는 1조 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투입됐다.
한편, 창원지검은 지난 2월 명태균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했지만, 창원산단 관련 수사는 여전히 창원지검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수사의 진행 상황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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