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내 중국계 범죄 급증… 보이스피싱과 인신매매 심각

최근 베트남에서 중국계 범죄 조직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보이스피싱과 인신매매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 뉴스는 연일 자국민들에게 피싱 범죄와 인신매매에 대한 경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국민이 피싱 의심 문자를 받고 있다.

베트남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이러한 문자를 무심코 클릭할 경우, 보이스피싱 및 해킹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범죄 대응 위해 협력

지난주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중국 안보 실무회의에서 양국 공안부 장관은 마약, 보이스피싱, 해킹 범죄, 불법 사이버 도박, 인신매매 등의 단속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중국과의 밀입국 및 불법 결혼 중개 등에서 중국 거주 베트남인과 베트남 내 중국계 화교들이 연루된 경우가 많아 양국 당국의 공조가 시급한 실정이다.

베트남 공안부 자료에 따르면, 인신매매 피해를 당한 베트남 여성은 공식적으로 574명이며, 이 중 46명만이 구출되었다. 피해자들 대다수는 교육 수준이 낮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으로,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에도 34명의 베트남 여성이 피해를 입었고, 18명이 구조되었다.

중국계 범죄 조직, 인신매매 및 강제 노동 확대

베트남 공안당국은 중국계 범죄 조직이 베트남 여성들을 결혼 사기와 취업 사기를 이용해 중국뿐 아니라 라오스와 캄보디아로 유인한 후, 여권을 빼앗고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성매매 등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닥농성에서 빈곤층을 대상으로 고액 임금을 미끼로 유인한 뒤,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강제 노동을 시키는 범죄 조직이 적발됐다. 피해자들은 수십 명에 달하며, 중국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체포되었다.

증가하는 범죄 피해… 강력한 단속 필요

2024년 상반기에만 55건, 154명의 피해자가 보고되었으며, 하반기에는 88건, 244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빈곤층이 주요 피해자로, 높은 임금을 미끼로 속아 넘어간 후 강제 노동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계 범죄 조직은 보이스피싱을 통해 거액을 갈취하며, 피해자들은 본국의 가족과 친지에게 피싱 전화를 걸도록 강요받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들은 현지 경찰과의 유착 관계를 통해 뇌물로 단속을 피하는 실정이다.

한국 교민들도 안전지대 아니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20만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범죄를 저지른 후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을 거쳐 위조여권으로 베트남에 재입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5년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살해 사건에서도 범인은 위조여권으로 베트남에 잠입해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베트남이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도피처가 되고 있으며, 필리핀보다도 범죄 조직이 활개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베트남 공안은 대형 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어 예방 차원의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

대사관 및 경찰의 한계… 자구책 필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는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있지만, 경찰 영사나 주재관이 수사권과 체포권을 가지지 않아 범죄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 또한, 현지 경찰의 과학 수사 수준이 낮아 신속한 사건 해결이 어렵고, 부패 경찰이 범죄 조직과 결탁하는 사례도 많다.

따라서 교민들과 여행객들은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혼자 여행하기보다 일행과 함께 다니는 것이 안전하며, SNS에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고 신원이 불분명한 현지인이나 외국인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