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178만 도민이 거주하는 전국 유일의 ‘의과대학 미보유’ 지역이다. 섬과 산업단지 등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곳이 많고 산업재해 위험도 크다는 이유로, 30년 넘게 지역 내 의과대학 설립 요구가 이어져왔다.
상황은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의과대학 신설을 직접 약속하며 급물살을 탔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유치 경쟁을 벌여 일시적으로 지역 갈등이 불거졌으나, 지난해 11월 두 대학이 통합에 합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정국이 전남 국립의대 설립에 암초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의결돼 직무가 정지됐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부·의료계 간 갈등 해소를 위해 “2026년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전남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기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지만, 의료계 반발이 여전해 자칫하면 전남 의대 설립이 의정갈등 해소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교육부 사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2026년도 의대 정원 논의 시 함께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라남도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의대 신설의 절실함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강종철 전라남도 인재육성교육국장은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 차원에서 전남 의대 신설은 의대 정원 문제와 분리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의대 정원 배정이 확정되는 시점은 오는 3월이다. 대통령 탄핵과 극심한 의정갈등이 겹친 상황에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이 30년 숙원을 풀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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