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모자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보수진영 내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김형오 전 의장은 10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가 난다고 해서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한국이 큰 상처를 입었고, 대외적으로 쌓아온 신인도도 급락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개인적 약점으로 술, 급한 성질, 불필요한 발언 등 세 가지를 언급하며, “그런 문제점들을 꾸준히 충고해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헌법재판소에서 철저히 위헌·불법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저항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대통령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체포영장에 순응해야 한다”며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자체가 해산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은 법률가이자 검찰총장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법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세계가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극도의 이기주의자처럼 보이며, 부하나 국가, 국민의힘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 단체들에 대해서도 “반공을 내세운다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은 진정한 반공이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반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윤 대통령을 제명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비판하며, “12.3 사태 직후 신속히 조치했다면 국민의힘이 새 출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란죄로 중형을 받고 파면된 이후에야 비로소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의 모습은 국민에게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보수 진영의 강도 높은 비판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여전히 첨예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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