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은 돼지족을 간장과 향신료로 조려 만든 음식이다. 오늘날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지만, 그 뿌리에는 황해도의 향토음식과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의 정착 과정이 담겨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현재의 족발은 황해도 향토음식인 ‘돼지족조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족을 푹 삶은 뒤 갱엿과 간장, 향신료를 넣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리는 음식이다. 간장과 엿이 배어들면서 표면에 윤기가 돌고 달고 짭조름한 맛이 만들어진다.
돼지족을 음식으로 활용한 역사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전기 의관 전순의가 1460년 집필한 ‘식료찬요’에는 돼지족을 삶은 국이 등장한다. 산후 몸이 허약하고 젖이 나오지 않을 때 돼지족을 삶은 국물에 쌀을 넣어 죽으로 먹도록 한 기록도 있다. 이는 당시의 식이요법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지금의 간장 양념 족발과는 조리 방식이 다르다.
현대적인 족발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은 서울 장충동이다. 한국전쟁 이후 이북 출신 피란민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고향의 돼지족조림과 중국의 오향장육 조리법을 응용한 족발을 생업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충동 족발집의 초기 역사는 여러 업소의 창업 이야기와 연결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1992년 신문 기록을 인용해 전승숙·김정연 두 사람이 1961년 ‘평안도집’을 열어 동업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 독립해 ‘뚱뚱이할머니집’과 ‘평남할머니집’을 운영했다. 다만 업소별 창업 연혁과 원조에 관한 설명에는 차이가 있어 특정 가게를 족발의 유일한 발상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충동을 중심으로 알려진 족발은 전문점이 전국에 생겨나면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정착했다. 오랜 돼지족 식문화에 황해도의 조림 방식이 이어지고, 전쟁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손맛이 더해지면서 오늘날의 족발로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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