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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미군의 위상 변화…’세계의 경찰’에서 ‘선택적 개입’ 시대로

미국이 세계 곳곳에 전개해 온 군사력 운용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안보 질서를 주도했던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벗어나, 국익과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병력과 전력을 재배치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6 국가국방전략(NDS)은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핵심 전장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동맹국의 역할 확대와 미군의 기동성 강화가 새로운 글로벌 군사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군의 해외 주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병력을 장기간 고정 배치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순환배치와 다영역기동부대(MDTF), 원정형 전력 운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도·태평양에는 다영역기동부대와 해군 전력이 지속적으로 증강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심 전력은 유지하면서도 유럽 국가들의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폴란드, 핀란드 등은 국방비를 확대하고 자체 방위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미국 방산기업들도 유럽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동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장기적인 대규모 지상군 주둔을 줄이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위기 발생 시 항공모함 전단,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을 신속하게 증원하는 방식으로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에 따라 미국은 공군과 해군 전력을 추가 배치하며 확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 등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 실시된 다국적 공군훈련 ‘피치 블랙(Pitch Black)’에는 20여 개국이 참가해 연합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변화는 동맹국에도 새로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 미국이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군사력을 직접 제공하기보다 동맹국의 방위 부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은 독자적인 방위력 강화와 방산 투자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군의 위상은 단순히 병력 규모나 해외기지 숫자로 평가하기보다 정보·우주·사이버·인공지능 기반의 네트워크 중심 전력과 동맹 연합체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이라는 지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미군은 이제 모든 지역을 직접 관리하는 ‘세계의 경찰’보다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글로벌 조정자’로 역할이 재편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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