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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노후 아파트의 자산가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준공 10~15년 이상 단지에 대해 “더 이상 자동적으로 재건축되는 자산이 아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방은 물론 수도권, 서울 일부까지도 구조적으로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가 절반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아파트는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상승하는 투자재가 아니라, 사용 후 교체해야 하는 소비재 성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핵심 변수는 급격히 상승한 재건축 분담금이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기존 시세 2억 원 수준 아파트의 분담금이 3억 원을 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 경우 사업이 성립하려면 분양가가 최소 5억 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지역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좌초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재건축 사업성은 통상 분양 예정가와 분담금, 기존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분양가를 끌어올려 사업성을 확보하는 방식이지만, 이는 결국 고분양가 구조를 낳는다. 서울 일부 핵심 지역에서는 이를 위해 용적률을 대폭 상향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잠실5단지는 기존 약 3900가구에서 6300가구 수준으로 확대가 추진되며 사업성이 개선된 사례다. 종상향을 통해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었고, 이 과정에서 집값 역시 단기간 급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모든 단지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도심 핵심 입지, 대규모 단지, 높은 주택 수요라는 조건을 동시에 갖춘 곳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여의도 시범아파트처럼 상징성과 입지를 갖춘 일부 단지에 국한된다는 평가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대전 엑스포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약 4000가구에서 6000가구로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인근 공주·논산 등 주변 도시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지역 간 공동화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이 꺾이면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2~3억 원까지 올랐던 아파트 가격이 다시 1억 원 이하로 떨어지는 사례도 확인된다. 수도권 외곽 역시 장기간 가격 정체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노후 아파트의 또 다른 문제는 유지비 부담이다. 재건축이 지연되면 거주자는 자체 비용으로 지속적인 수선을 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주거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공동화 가능성이다. 일부 세대가 이탈하기 시작하면 단지 전체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지방 구도심에서는 이미 집합상가와 유사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상업시설 공급까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공실이 늘어난 상가나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이 제도적으로 주거용으로 전환될 경우, 추가 공급이 주택시장에 유입되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시장의 근본 문제를 ‘가격 상승 기대 붕괴’로 진단한다.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야 재건축 사업성이 유지되는데,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는 이미 이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공공이 재건축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본이나 프랑스처럼 공공주택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가능하지만, 대부분이 민간 소유인 국내 구조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결국 유동성이 집중되는 한강벨트 등 특정 지역만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그 외 지역은 자산가치 하락이 지속되는 양극화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후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재건축 가능성을 전제로 한 투자 접근이 아니라, 감가를 전제로 한 소비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택 문제가 아니라 노후 자산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양극화 심화… “15년 넘은 아파트, 자산 아닌 소비재 전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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