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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기업가 어록’ 재조명…MZ세대, 왜 다시 주목하나

경기 수원역 일대 대형 전광판에 걸린 1세대 기업가 어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다. 과거 산업화를 이끈 창업주들의 발언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수원시는 최근 수원역과 시청 인근에 ‘수원희망글판’을 설치하고 고 최종건 회장의 “마음의 씨앗을 뿌리면 언젠가는 큰 나무가 된다”는 문구를 게시했다. 인근 건물에는 최종현 회장의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문장이 함께 걸렸다. 지자체가 시민 공모 문구 대신 기업인의 발언을 전면에 내세운 사례는 이례적이다.

시는 SK그룹 창립일을 계기로 기업 성장사를 공유하고 시민에게 도전과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판은 5월까지 운영된다.

재계에서도 창업주 어록의 재활용이 이어지고 있다. SK는 고 최종현 회장의 생전 음성을 복원해 주요 회의 시작 전 재생하고 있다. 과거 녹음 테이프를 디지털화한 자료로, 사업보고와 임원 간담회 등에서 활용된다. “플로피디스크는 1달러지만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20배 가치가 된다”는 발언 등은 오늘날 플랫폼 경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에서는 MZ세대의 반응이 두드러진다.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 발언이나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진출 결단을 다룬 콘텐츠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 명언 소비를 넘어 당시 산업 환경과 의사결정 맥락까지 분석하는 콘텐츠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오프라인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청년층 사이에서 구인회, 신격호, 박태준 등 창업주의 생가와 기념관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직접 체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재계는 이러한 현상을 ‘불확실성 시대의 반작용’으로 해석한다.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산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청년층이 과거 검증된 성공 사례와 판단 기준에서 방향성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곽금주 서울대 명예교수는 “변수가 많은 시기일수록 검증된 성공 경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기업가 어록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당시의 판단 기준과 철학이 압축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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