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유족에게 사망 1년여 만에 공식 사과했다.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기자회견 및 합의 서명식에서 안형준 MBC 사장은 유족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고 명예사원증을 수여했다.
안 사장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빈다”며 “헤아리기 어려운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온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오늘의 합의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다는 MBC의 다짐”이라고 밝혔다.
오 씨는 2021년 MBC 공채로 입사해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다 지난해 9월 15일, 향년 2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은 이후 유서에서 동료 기상캐스터의 괴롭힘 정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글을 발견하고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5월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괴롭힘 사실이 일부 인정됐으나, 오 씨가 프리랜서 신분이었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유족 측은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A씨를 상대로 5억1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이후 해당 인물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또 다른 기상캐스터들과의 계약은 연말까지 유지하되, 기상캐스터 직무는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오 씨의 모친 장연미 씨는 지난달까지 MBC 사옥 앞에서 27일간 단식 농성을 이어오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딸의 명예 회복을 요구했다. 이날 명예사원증을 품에 안은 장 씨는 “요안나는 MBC를 사랑했고, 방송을 정말 하고 싶어 했다”며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싸웠다. 오늘의 약속이 형식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MBC는 재발 방지를 위해 프리랜서의 고충을 전담하는 ‘상생협력담당관’을 신설하고,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정례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6년 9월 15일, 고인의 2주기까지 MBC 사옥 내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프리랜서 방송인에 대한 근로자 보호 제도 미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방송사 내 프리랜서의 실질적 종속성을 감안해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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