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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2억8000만원의 충격…서울 초고가 아파트, 부의 상징에서 불평등의 거울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73㎡가 290억원에 거래되며 국내 공동주택 최고가 기록을 새로 세운 것이다. 공급면적 104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3.3㎡)당 2억8000만원에 달한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100억원대 거래가 화제였지만, 이제는 300억원이 현실로 다가왔다.

부동산 업계는 “강남을 넘어 성수동까지 초고가 아파트 벨트가 형성됐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등 향후 가치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등세가 단순한 시장 활황이 아니라 자산 불평등의 구조적 심화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초고가 아파트는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상업용 빌딩이나 토지를 선호하던 자산가들이 최근에는 입지, 프라이버시, 브랜드를 모두 갖춘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급 아파트는 공실 위험이 없고 관리가 효율적이며, 동시에 ‘사회적 명함’ 역할을 한다. 자산가들의 ‘보여주는 부’가 새로운 부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초고가 거래가 서울 주택 시장의 기준점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이 접근할 수 없는 가격대가 형성되면서 주택 시장은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300억원대 거래는 일부 계층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으며, 사회적 신호로 봐야 한다”며 “이제는 ‘어디에 사느냐’가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고급 주거지는 이제 단순한 부동산이 아닌 ‘프라이빗 커뮤니티’로 변모하고 있다. 출입부터 보안, 커뮤니티 시설까지 철저히 폐쇄적 구조를 지닌 초고가 아파트는 계층 간 경계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뿐 아니라 사회 문화적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평당 2억8000만원은 단순한 고가 거래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자산 격차를 상징하는 경고음”이라며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은 더 이상 단순한 주거의 공간이 아니다. ‘평당 2억8000만원’의 서울은 부의 과시가 아닌 불평등의 거울이 되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가 자산가의 명함이 되는 사회, 그 이면에는 주거권이 특권으로 변해가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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