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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일본 신의 문자?’ 논란, 학계는 “근거 부족한 주장” 일축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이 10월 9일 “일본 신사에서 ‘한글은 신의 문자(神代文字)’라 불린다”며 “일본 각지에 한글을 섬기는 신사가 2000곳 이상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신사의 간누시(神主)가 “가 ㅁ ㅜ(神)”, “나 가 라(隨)” 등의 문양이 새겨진 석문(石門) 사진을 보내왔다고 밝혔으며, 이를 근거로 “일본의 신대문자(神代文字)와 가림토 문자가 동일한 계통이며, 세종대왕이 이를 본떠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언론 보도를 통해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학계는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내 언어학계는 “가림토문자는 《환단고기》 이외에 등장하지 않으며, 실재를 입증할 문헌이나 고고학적 증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신대문자 또한 19세기 국학자 히라다 아츠타네(平田篤胤)가 창작한 ‘일문전(日文傳)’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야마다 요시오(山田孝雄)를 비롯한 일본 언어학자들이 이미 ‘후대 위작’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문자학 전문가들은 “음소문자 체계가 고대 초기에 완전한 형태로 존재했다는 주장은 문자 진화론에 어긋난다”며 “가림토와 훈민정음이 닮았다는 것은 외형 유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또 김 소장이 제시한 ‘한글을 섬기는 신사 2000곳’, ‘일본 인구 절반이 신도’ 등의 수치는 공식 통계나 현지 조사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는 “역사와 언어 연구에서 객관적 증거 검증이 필수인데, 이번 발표는 상징적 해석에 기댄 민족주의적 서사에 가깝다”며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문자 기원의 정치적 왜곡은 학문적 접근을 흐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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