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사회 곳곳에서 회원이 거의 없거나 사실상 ‘1인 회장 체제’로 운영되는 재외동포단체들이 늘고 있다. 명맥만 유지되는 단체가 정부 지원금의 주요 수혜처가 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표성의 결여, 권력 독점, 정치적 편향, 투명성 문제 등 구조적 부작용이 적지 않다.
단체가 ‘지역 대표’로 불리며 외교·행정 지원을 받는 관행은 오래됐다. 그러나 선거 절차가 불투명하거나 내부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회장이 장기 집권하는 경우, 민주적 정당성은 결여된다. 특정 인물 중심의 폐쇄적 운영이 굳어지면 동포사회의 다양한 의견은 반영되기 어렵다.
1인 중심 구조는 견제 장치의 부재로 이어진다. 사업 선정과 예산 집행 과정에서 투명성이 떨어지고, 지원금이 목적 외로 쓰이거나 회계 관리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감사원 감사에서도 일부 해외 단체의 지원금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정치적 편향성을 띨 경우, 단체 간 불공정 경쟁을 초래한다. 특정 진영이나 친정부 성향 단체로 자원이 몰릴 경우, 지역 내 분열과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등록제 도입이나 지정 단체 중심의 지원도 결국 권한 집중으로 흐를 수 있다.
정책 지속성의 문제도 있다. 정부 인사 교체 때마다 지원 기준이 바뀌면 단체 운영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 최근 재외동포청장 교체 과정에서처럼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면 현장에서는 혼선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한계를 개선하려면 단체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동대표제 도입, 회장 임기 제한, 정기 선거 제도화 등 내부 민주주의 확립이 필요하다. 정부 역시 지원 기준과 심사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회계 감사 제도를 정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단체 간 관계는 ‘지원과 감독의 분리’ 원칙 위에서 자율성과 책임성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
재외동포정책의 핵심은 ‘대표자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공동체 역량 강화’로 옮겨가야 한다. 1인 중심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은 당장의 효율보다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지원 구조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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