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을 분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차별화를 꾀한 발언으로, 총재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야시는 9월 28일 후지TV 토론 프로그램에서 “황실을 포함해 누구나 거리낌 없이 참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며 A급 전범 14인을 야스쿠니 신사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전범 합사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전몰자 246만여 명의 위패가 모셔진 곳이다. 그러나 1978년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전범이 합사된 이후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논란을 낳았다. 쇼와 천황이 불쾌감을 드러낸 뒤 역대 천황은 참배를 중단했고, 일본 총리들의 참배 여부는 정치·외교적 갈등의 상징이 되어 왔다.
고이즈미는 이번 사안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총리 취임 후 적절히 판단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반면 다카이치는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를 기리는 곳”이라며 합사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는 4일 치러지는 총재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가 의원 지지 72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하야시가 57명으로 뒤를 쫓으며 다카이치(37명)를 추월했다. 당원 여론조사에선 고이즈미 40%, 다카이치 25%, 하야시 16%로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하야시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해 결선 진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야시가 총재로 선출될 경우 ‘A급 전범 분사’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일본의 대외관계, 특히 한중과의 역사 문제에서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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