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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환승, ‘환승이별’의 의미와 파장

연애의 끝맺음 방식 가운데 ‘환승이별’은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개념이다. 이는 연인이 헤어진 직후, 통상 한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름처럼 마치 교통수단을 갈아타듯 이전 연애가 완전히 정리되기 전 곧바로 다음 연애로 이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환승이별은 흔히 ‘양다리’나 ‘바람’과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현재의 연애를 끝내려는 의지가 분명히 있으면서도, 감정적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연애가 빠르게 등장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다만 환승의 대상에게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이 있었던 경우라면 ‘바람’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심리학적으로 환승이별은 이별 뒤 찾아오는 고통을 회피하거나, 공허함을 새로운 설렘으로 덮으려는 성향과 맞닿아 있다. 곽금주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람마다 이별을 견디는 능력이 다르며, 환승연애는 감정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힘든 경우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자존감을 회복하거나 외로움을 회피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충격이 크다. ‘나 때문에 이별했나’, ‘상대가 이미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의심과 배신감이 남는다. 비록 양다리와는 다르지만, 정서적 상처는 결코 작지 않다.

결국 환승이별은 누군가에게는 감정적 회피의 전략일 수 있으나, 상대에게는 깊은 상실감을 남기는 이별 방식이다. 연애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를 어떻게 시작하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다. 환승이별이 하나의 유행어로 소비될수록 그 이면에 자리한 상처와 심리적 파장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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