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이 공격한 김문수 후보의 소위 ‘김문순대’ 발언은 실제 발언과 맥락상 억울한 오해가 개입된 사건이다.
당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본인을 “도지사 김문수”라고 반복해서 소개했던 것은 일각의 주장처럼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아니라, 엄격히 말해 소방공무원의 관등성명 준수를 확인하기 위한 맥락이었다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
김문수는 경기도 소방 최고책임자로서 자신부터 관등성명을 밝히면, 상대 소방관도 관등성명을 대고 책임감을 갖고 통화에 응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그 이전 발생했던 남양주 소방서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남양주 소방서에서 술에 취한 할아버지가 길을 잃고 구조를 요청했지만, 소방관이 신고를 가볍게 여겨 결국 할아버지가 동사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크게 질책한 김문수는 이후 경기도 소방서에 “모든 신고자는 중요하며, 무조건 신고자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책임 있는 대화를 위해 관등성명을 밝히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김문수가 119에 직접 전화한 이유 역시 ‘갑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암으로 투병 중인 옛 동지의 아내가 병원 이동 시 겪는 어려움을 듣고 소방서의 응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었다. 하지만 전화 받은 소방관은 김문수가 자신을 “도지사 김문수”라고 밝히자 장난전화나 갑질로 판단했고, 대화는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교육용으로 편집된 전화 녹취가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여론은 ‘도지사의 갑질 사건’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당시 도지사실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오해는 더욱 증폭되었고, 소방관이 좌천되었다는 루머까지 돌면서 사건은 커졌다.
최근 TV토론에서 이재명이 이 사건을 ‘권력형 갑질’로 지적했지만, 당시의 맥락과 사실을 따져보면 김문수의 발언을 갑질로 보는 것은 부당한 측면이 크다.
정치인들이 말을 많이 하는 만큼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 사건만큼은 ‘갑질’보다 ‘오해’에 더 가까운 사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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